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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K-해커톤 참가 후기 / 예선부터 결선까지

hyunah 2022. 6. 2. 19:48

작년에 참여했던 K-해커톤이 올해 10회를 맞이했다는 광고 메일을 받고, 미루고 미루던 해커톤 후기를 더는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성한다.

 

해커톤 후기를 작성하는 건 처음이라.. 해커톤 후기를 읽는 사람들이 어떤 걸 바라고 읽으러 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최대한 해커톤 자체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아는대로 담아보겠다.

 

 

 

 

K-해커톤

K-해커톤은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해커톤이다. 예선부터 본선까지각 권역별로 진행하고, 결선에서는 권역 상관 없이 수상을 위한 경쟁을 하게 된다. 예선, 본선, 결선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길다보니 일반적인 해커톤을 생각하고 지원하면 당황할 수 있다. (내가 그랬다.) 참가신청은 5월 말쯤부터인데 예선은 6월 말에서 7월 초에 하고 본선은 7월 중반~8월 중반까지, 결선은 무려 11월이다!

 

오랜 기간 진행되는 만큼, 힘이 빠지기도 쉽고 해커톤이 끝난 후에 그 과정을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팀은 노션을 활용해 예선 때부터 꼼꼼히 기록을 남겼었는데, 이게 해커톤 진행하는 당시에나 회고를 하는 지금이나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선

참가신청을 5월 말쯤 하고 나서 이 해커톤의 존재에 대해서 잊고 있을 때쯤, 1학기 종강 후에 거의 바로 예선이 시작되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그런지 예선 단계를 하는 것에만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생각보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준비하는 게 빡세서 기간 내에 못 하는 거 아니냐며 울며 겨자 먹기로 어찌어찌 했던 기억이 난다.

 

우선 해커톤 측에서 제공해주는 워크샵 영상을 시청하고 총 4단계에 달하는 워크샵을 시행한 후에 워크시트를 제출해야 했고, 간단한 서비스 소개 자료와 2분 분량의 서비스 설명 영상, 서비스 소개 자료 ppt까지 내야 했다. 내야 하는 목록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특히 워크시트 작성하는 게 정~~말 오래 걸린다 생각보다..

 

개인적으로 해커톤 주최측에서 제공해준 워크샵 영상이 주제를 정하고 기획을 구체화하는 것에 꽤 많은 도움이 됐다. 나중에 다른 프로젝트 기획할 때 써먹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조금이라도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거지로 죽상으로 하기보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성실히 워크시트를 작성하는 걸 추천한다.

 

워크숍에 착실히 참여했던 흔적

 

다만, 워크시트에서 요구하는 순서와 구조에 맞추어 이미 우리끼리 정해놓은 주제를 짜맞춰 넣으려고 하니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긴 했다. 그래도 시트에 맞추어 기획을 구체화하다 보면 불필요한 기획은 빠지고 새롭고 더 나은 기획이 들어가기도 해서 좋은 부분도 있었다.

 

결국 예선 단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건.. 뻔한 말이지만 적절한 주제 선정이다. 공지에도 쓰여 있지만, 본선이나 결선에 가서 다른 아이디어로 바꿀 수가 없고, 본선까지는 제대로 된 개발을 시작하지 않은 채로 기획과 디자인 싸움을 벌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그리고 결선에서 높은 상을 받고 싶다면, 어려운 기술을 사용하게 될 주제를 고르는 걸 추천한다. 결선 결과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상의 기준은, 우선 기술의 난이도를 제일 우선시하는 거 같고, 그 다음에 프로젝트가 가진 공익성이나 주제의 시의성을 고려하는 것 같았다. 결선에서 높은 상을 받은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제품까지 개발하거나 게임을 만든 프로젝트들이었다. 

 

물론 아무리 주제가 좋고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했어도 완성도 자체가 떨어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본선

예선 권역별로 우수한 팀을 선정하는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명단을 통해 본선에 진출했다는 걸 확인했었다. 본선부터는 개발지원금도 준다. 팀별로 30만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우리 팀은 거의 만나서 회의하고 개발할 공간대여하는 데에 그 돈을 썼다. 우리 프로젝트를 위한 로고 외주를 맡기는 데에도 돈을 썼었다. 혹시 개발지원금 지출계획이나 내역도 나중에 제출해야 하나 싶어서 문의를 드렸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그렇게 완성된 멋진 로고

 

본선에는 서비스 데모 영상을 포함한 5분 분량의 발표 영상과 발표 자료를 제출하면 되었다. 예선에 제출한 기획에서 약간만 보완하면 되었었는데, 우리는 서비스와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 조사를 해서 '어떻게 구현할 것이다'를 설명했다. 물론 어떤 방법으로 수익구조를 만들 것인지도 구체화시켰었다.

 

결선에 진출하게 되면 서비스를 실제로 개발해서 어플을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등록을 해야 했기 때문에, 본선 단계에서 개발이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면 합격 가능성이 낮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원래는 본선 기간에는 개발을 아예 안 하고 개발 전에 해야 하는 일만 마무리를 해두려고 했었는데.. (db 구조 설계하는 거나 IA 작성하는 것 등등) 그 말을 듣고 기능구현 우선 순위를 정해서 제일 중요한 것들은 미리 개발을 하기 시작했다. 데모영상을 녹화할 때는 피그마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어느 부분까지 구현이 되었고 앞으로 어떤 기능만 구현하면 되는지 언급하면서 우리의 완성도를 어필했다.

 

 

 

 

결선

결선에 진출했다는 소식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했다. 처음에는 K-해커톤이랑 동시에 진행되었던 지역 XR 챌린지의 결선 진출자 명단이랑 헷갈려서 우리가 떨어진 줄 알았는데ㅋㅋㅋ 붙었더라

 

결선 진출한 팀에는 지원금을 또 준다! 세금 떼고 45만원 정도를 받았다. 이번에도 공간 대여하는 데에 좀 쓰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등록하기 위해 개발자 등록을 하는 것에도 사용했다.

 

결선까지 진출하면 상은 따놓은 거나 다름 없어서, 이제는 그냥 조금이라도 더 높은 상을 받기 위한 싸움이다. 기획한 대로 기능을 싹 구현해서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등록하는 것까지가 결선 조건인데, 플레이스토어에 앱 등록하는 게 앱스토어보다는 널널할 수 있어도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한두 번 반려 당할 수 있으니 미리미리 개발 마감하고 등록을 시도하는 걸 추천한다. 물론 마음처럼 안 되겠지만..

 

apk 파일로 완성했던 어플의 모습!

 

결선 팀들에게는 멘토링 기회도 주어지는데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멘토링은 아니고, 결선 발표 시연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할 듯하다. 발표를 듣고 감점 요인이 될 만한 것, 발전시켜야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주신다. 디자인부터 기획, 발표 순서까지 꼼꼼히 봐주셔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전체적인 후기

별 생각 없이 해커톤이 있길래 후다닥 신청했었고, 해커톤 측에서 시키는대로 따라가면서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더니 어느새 완성이 되어 있더라.. 1학기의 내 선택에 의해 2학기까지 고통받아야 했던 것이 다소 힘들었으나, 단기간에 하고 끝내는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기획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구현에서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왕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공들여서 프로젝트 하나 한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잘 해보는 걸 추천한다! 예선, 본선, 결선의 로드맵을 따라가다 보면 계~속 프로젝트를 갈고 닦으면서 완성품의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다음 학기 계획도 염두에 두고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